Liddell 2010. 11. 25. 08:59

예기, 가 되고 싶었다.
음악, 글, 그림, 그리고 흥겨움과 언제나 함께 하는,
자신만의 삶을 사는 예기가 되고 싶었다.
 

마음은 바람과 같이 살짝 머물렀다가는 것.
손님이랄까, 벗이랄까,
생각하기에 따라 달리 부를 수도, 대할 수도 있는 그들은
그 잠시 머무는 마음과 즐거움을 원할 뿐,
그리하면 나도 그것만을 주면 되는 것을.
세상의 경계를 살아온 나로서는
시선의 경계에서 사라지는 일에도 익숙하니까.

 

자신이라는 인간이 아닌,
총체적이고도 완벽한 하나의 예술품을 선보이는,
예기가 되고 싶었다.

 

이상향이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온 소녀의 이상향이었다.

 

현실 속에서는 도저히 이룰 길이 없는 이 소망을
조심스레 입에 담았을 때,
그 때의 네가 했던 말이 아직 마음에 남았다.

 

말은,
한낱 감정보다 더 오래 머리속에 남는다.
기억은,
한낱 감정보다 더 오래 마음속에 남는다.